2020.06.14

떠들기 2020. 6. 14. 21:12

박병규의 번역으로 코르타사르를 읽고 있다. 작업하고 있는 팔방치기와 그 전에 원어로 읽었던 <<Todos los fuego el fuego>>를 제외하면 한국어로는 처음 코르타사르를 읽는 셈이다. 창비에서 나온 <<드러누운 밤>>은 <<동물우화집bestiario>>, <<놀이의 끝>>, <<비밀병기>>, <<불 중의 불>> 네 권의 단편집에서 역자가 선별하려 묶은 책이다.
내가 작업하고 있기도 한 저자의 대표작 <<팔방치기>>를 제외한 주요 작품들을 엮은 것으로 코르타사르를 처음 소개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것 같다. 아직 해당 번역집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먼 곳의 여자>를 읽으며 모파상의 <오를라>와 보르헤스의 <타자>가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사유할 여백을 주지 않는, 아니 정신 없이 몰아닥치는 장황함 속에서 사유를 감각해야만 하는 코르타사르만의 개성이 오롯이 느껴져서 즐거운 작품이다.
어릴 때에는 이해 못했지만 갈수록 책을 즐겁게 읽기가 지난한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나면 조금씩 아껴서 천천히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Posted by vasis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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