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방에서 일어나 꾸역꾸역 회사에 걸어왔다. 왠지 피곤했는데 회사에 오르기 전 편의점 도시락을 하나 먹고, 와서 자고 일어나니 곧 수업이어서 어제 독일어 수업을 듣는 이희진에게 산 토이박스라는 문예지를 봤다. SF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지만 수강생이 직접 만든 잡지라기에 한 권 부탁했고, 살펴 보니 책의 꼴이 나쁘지 않았다. 들어가는 말에서 철세계라는 이름의 연유를 알았는데 나같은 문외한에게 SF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해주어 좋았다. 이희진이 쓴 시도 있어 읽어보다가 정사민이라고 무슨 촌스러운 이름이 있어서 설마하고 봤다가 역시나였다. 코기토의 3키로니 뭐니... 훌륭하게 촌스러운 정사민 작가 선생님의 글을 보고 이제 연락할 때가 된 듯 싶어 정현욱에게 연락을 했다. 내가 외국에 있는 동안 허락도 안 받고 멋대로 동네 주민이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새 성북천 앞으로 이사가서 마음에 든다 하였고, 거들먹거리는 말투가 여전해서 괴롭히고 싶어졌다.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