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을 3차원으로, 2차원으로, 1차원으로 인식하는데서 비롯하는 지성의 확신이란 너무도 애처로운 일이다. 문학이나 철학이나 신학이 혹여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자명한 한 겹의 삶으로부터, 가능하지도 보이지도 않는 두 겹 세 겹 천 겹의 삶을 보고 행할 가능성이 누군가에게는 잠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릴케는 이를 죽음에 임박한 자가 실수로, 그제서야 간과함으로써aus Versehen 가능함을 말하는데, 명료한 현대인은 간과할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