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0

떠들기 2021. 8. 20. 23:15

정신없이 방학이 반절 이상 지나갔다. 내년이면 본격적으로 논문 따위를 써야 해서 그 전에 가능한 한 희랍어를 다져둘 생각에, 한국에서 하는 방학특강(?) 희랍어 문법 강의를 들었다. 지난 한 학기 동안 학교에서 배운 게 13과 정도까지였는데, 고작 8주 정도에 시간에 40과를 나가는 진도가 모두에게 정말 좋은 방식인지는 의문이 들었지만, 친구의 도움 덕에 가까스로 따라갈 수 있었고, 다음 주면 끝이 난다. 다음 주에 희랍어 문법 일주가 끝나면 곧장 현대시연구회에서 발표를 맡아서 그 준비를 해야 한다. 일본 학자들에게 재미날 것 같아서 예전에 번역했던 차학경의 프랑스 시 부분을 일본어로 소개하려 하는데, 이미 차학경의 딕테가 일본에는 번역 출간 되었어서 비교해볼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꼼꼼히 보지는 않았지만 한국어 번역본보다도 뛰어난 걸 보고 ... 그러려니 했다. 일본어로의 생활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2학기에는 학교 수업에서 아리스토 텔레스의 시학이랑 일리아드를 원전으로 읽고, 사에코가 예전부터 친구들과 하는 희랍어 텍스트 읽기 모임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희랍어를 전공하러 일본에 온 건 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 무언가를 내놓는 일에 회의감이 들어서 번역 작업을 일본에 와서 중단한 상태인데, 그래도 팔방치기는 내가 끝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도 희랍어나 지금 아니면 다시 기반을 다질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좀 더 자신만의 공부에 집중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2학기에는 희랍어 공부 외에 팔방치기를 주에 적어도 한 챕터 씩은 번역할 계획이기는 한데 정말 그럴지는 모르겠고.

Posted by vasis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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