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9

떠들기 2019. 12. 30. 05:12

오늘도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다. 4급까지의 단어를 예문과 함께 모두 외웠고, 3급 단어를 보고 있다. 언어의 근접성이 학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일본어를 공부하다 보면 알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찾기도 쉽고, 사전도 예문도 훌륭하고, 문화적으로도 이해하기가 쉽다. 그럼에도 쉽게 외워지지 않는 단어는 네이버 한자 사전에서 한자의 유래를 보면 된다. 한자의 유래를 보다가 한자에 당시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라는 걸 새삼 깨달았는데, 지금의 가치로 기존 언어를 고치려는 행보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 생각해 보게 됐다. 일본어의 영향을 지우기 위해, 한자어보다는 순우리말을 쓰기 위해, 성평등을 위해, 매번 단어를 고치고 바꾸며 그 결과로 단어들의 겹은 강제로 지워져 단순하게 된다. 거기다 급변하는 사회가 언어에 새로운 겹을 마구 씌우니 정말 모든 단어가 짬뽕 같다는 느낌. 하지만 다들 자신의 인식의 한계에서만 정당함을 주장한다. 예컨대 병신은 장애인 비하여서 쓰지 말라고 하지만, 그럼 한자 대부분은 남성적인 시각에서 글자가 만들어진 것이어서 한국어로 가능한 말은 거의 없지 않을까. 이를 테면 연회宴会라는 여성을 대상화 한 단어인데, 이런 것을 없애면 정말 쓸 단어는 없을 테고, 결국 순화와 수정도 자신이 혹은 한 문화가 '상식'이라는 모호한 것을 기준으로 인식 가능한 범위까지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일 텐데, 나로서는 그 한바탕의 소란을 지켜볼 따름이다.

Posted by vasis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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