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잠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 밤새 못 자다가 아침에 피곤해서 기절하는 식이다. 10시에 과외가 있는게 괜찮으려나. <<단단한 독서>>가 7쇄를 다 팔고 8세를 찍게 되어 인세를 다시 받게 되었다. 이 책의 인세는 항상 내가 돈이 없어 곤란할 때 들어온다. 죽기 전에도 한 번쯤 받지 않을까. 눈 앞에 최승자의 유일한 산문집 <<어떤 나무들은>>을 두고 있다. 예전에 김나리에게 빌려 읽었고, 그가 번역한 <<죽음의 엘레지>>를 책으로 내기도 했고, 오래 그의 시들을 읽어왔고, 이미 무감해졌고, 그래도 습관이라는 게 책의 제목만 봐도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평생 작업을 하기보다는 작업을 방기하는 시간이 더욱 많을 것 같은데, 다고나길 조금 성실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아마 그럼 미쳤을지도. 글을 마치려는데 제습기가 물이 꽉 찼는지 알람 소리를 냈다. 다시 눈을 감아 보자.